삼성전자에 대한 슬픈 생각 (경고 : 주주 클릭 금지)

삼성전자에 대한 슬픈 생각


올해 4월에 '주식 바닥에서 아무도 믿지 말라'라는 글을 남겼다. 시장에서는 10만 전자 간다고 떠들던 시기였는데, 나는 삼성전자 투자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 글이었다. 오늘 날짜 9월 30일 기준 -4% 하락하여 시장은 들썩이고 있으며 가격은 6만원대로 진입했다.

현재 우리는 인류 반도체 절대자인 인텔의 몰락을 보고 있다. 몇 년전만 해도 어느 누구도 인텔의 몰락을 예상하지 않았다. 그래도 인텔인데 지속해서 상위권 경쟁은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지금 삼성을 바라 보는 대한민국의 시선도 '그래도 삼성인데 한 건 해내겠지'라는 막연한 시각으로 보는 시선이 아직 강하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지날 수록 삼성전자는 삐끗하면 역사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얼마전에는 파운드리 공장을 미국은 물론 평택도 전부 셧다운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개인 생각으로 파운드리를 포기하는게 그나마 몇 년치의 삼성전자 생명줄을 연장하는 현명한 결정이라고 본다. 삼성전자가 20년 전 다른 기업과의 램 전쟁에서 이겼던 시나리오와 같이 TSMC의 입장에서는 삼성전자는 언젠가 사라질 다른 기업에 불과하다. 특히 파운드리 영역은 램과 같이 역전이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본다.

주식으로 배운 반도체 기술적 문제는 감히 내가 왈가왈부할 수 없으므로 별론으로 하고 인문학(?)적인 영역으로 삼성전자가 역전하기 힘든 이유에 대해 내 생각을 남겨 본다.

1. 무능한 바지 사장과 무능을 유지하려는 참모의 문제

3세의 무능함은 분기탱천할 정도이며, 더 문제는 그 무능함을 알아 보는 똑같이 무능한 가신의 조합이다. 서로의 모지람이 서로를 위로하고 있으며 그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구조이다. 당연히 능력있는 이들은 삼전에서 하루 빨리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2. 극동 아시아의 특성

이것은 우리 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이룬 특성이기도 한데, 극동 아시아의 민족적 특성은 리더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을 할 정도로 주군을 받들어 모신다. 장점은 (당시 구성원에게) 탁월하고 뛰어난 리더가 군림할 때는 자신의 목숨과 자유를 버릴 각오로 진심으로 받들어 모신다. 그 결과 세계를 제패할 효율과 효과성이 나타난다. 당연히 충직한 장수와 그 병졸은 주군을 향한 자신의 희생에 전혀 불만이 없으며 오히려 대업을 위한 자신의 희생에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주군이 나누어 주는 풍족한 전리품에 만족하는 삶을 살아간다.

반면 군주가 띨띨할 경우 장수와 병졸은 희생은 커녕 자기가 살기 위해 군주에게 어떠한 배신도 할 수 있는 특성을 띄기도 한다. 간간히 들려오는 삼성전자 임원의 중국으로 기술 유출 소식은 그런 특성에서 기인한다. 극동 아시아의 몇 천년간 오래되고 유구한 특성이다. 쉬운 예시로 이완용이 있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삼성은 후자의 상태이고 TSMC는 전자의 상태이다. TSMC의 병졸은 새벽 1시에 갑자기 일어난 기계적 문제를 새벽 2시에 단번에 해결하며, 당사자는 물론 그 아내도 새벽에 불려나온 그 상황을 불만 없이 당연히 여긴다. 현재 그들은 아주 충성심이 높고 사기가 높은 상태이다. 이러한 현상은 TSMC의 구성원이 우수해서가 아니라 군주가 뛰어나기에 충성을 다하는 상태이다. 반면 자다가 급한 이슈가 생겼다고 새벽 1시에 회사로 불만 없이 가는 모습을 나는 삼성은 물론 한국 어디라도 상상할 수가 없다. 이것은 훌륭한 군주의 부재 때문이다.

3. 정치, 정부의 문제

한국의 정치인은 대게 운동권 및 법조인 등 문과 출신들로 이루어져 경제와 기업을 잘 모른다. 그들의 머리에는 이념과 선거로만 가득 찼을 뿐이다. 소싯적 공부좀 했다고 옳은 척, 아는 척은 쩌는 족속들인데 당연히 금융은 Jo도 모르며 그 증거로 금투세와 이후의 논란들이 되겠다. 이소영 의원의 그 당연한 상식적인 내용으로도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지 오래된 곳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전에 '저출산이 결코 대한민국에 위기가 아닌 이유'에서도 비판을 했지만 그들은 저출산이라는 이념에 가득찬 상태인데, 국민 다수도 이러한 저출산 이념에 매몰된 상태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출산은 한국에게 축복인 상황이다. 정말 저출산이 나라의 명운을 결정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이민 정책을 취하면 된다. 하지만 안 취한다. 왜일까? 한국의 폐쇄성 때문에? 이민 정책을 취해도 나라 생산성에 변화가 없을 것이며 오히려 화합의 문제만 생길 거라는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즉, 인구 구조가 대한민국의 실제 문제가 아니다. 인재의 질이 문제다.

여튼 이러한 무능한 정치와 정부 탓에 기업에 대한 어떠한 지원도 없지만 저런 쓸데 없는 정책에는 세금을 잘 바르는 상태이다. 해외 기업이 한국에 회사를 차리려고 해도 행정에서 여러 차례 빠꾸 먹는 대한민국 구조, 다른 나라는 이 중요한 반도체 패권 시대에 사활을 걷어 어마어마한 보조금을 주는 마당에 R&D 삭감 까지 단행하여 인재 유출도 감당할 수 있는 천인공노할 정부의 배짱 등이 되겠다. 정부의 유일한 보조는 훗날 법인세 할인이 전부인데 특히 파운드리 반도체 사업은 처음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불확실한 반도체 전쟁에 정부는 초기에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 나중에 세금으로 생색내는 구조이다. 반면 대만은 TSMC를 위해 나라와 국민이 동시에 움직인다.

4. 기업의 근본적인 DNA

그럴리 없지만 위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삼성이 힘들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근본적인 사업 DNA를 가졌기 때문이다. 인텔과 삼성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종합 반도체 회사다. 현재 IT 기업은 자신의 파트를 명확히 가져가고 있다. 애플, 엔비다, 마소 등은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며 TSMC는 제조만을 명확히 한다. 근데 희한하게도 망할 위기에 놓인 삼성과 인텔은 설계와 제조를 전부다 한다. 당연히 선택과 집중이 되지 않을 뿐더러 경쟁 관계에 있는 유수의 설계 기업들이 삼성과 인텔에게 파운드리 수주를 줄까? 당연히 줄 수가 없는 구조이다. TSMC는 이 명백한 산업 구조를 간파하고 만들어진 BM이다. 실력도 TSMC에게 밀려, 구조적으로도 불가한데 어떻게 여기서 막대한 돈을 벌어 들이고 이미 여러해 점유율 60% 이상을 가진 TSMC를 이기고 자신이 1등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참고로 AMD도 종합이었다가 설계 전문으로 턴하고 살아났다.

20년 전 삼성이 도시바를 누르고 램 시장을 제패할 때 30~40% 점유를 하는 순간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이대로 가면 절대 질 수 없는 시장이라 확신했을 것이다. 근데 왜 이미 격차가 완성된 파운드리 시장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할까? 삼성이 TSMC보다 도대체 무엇이 더 우월하기에 그렇게 믿을 수 있는 것인지 나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오히려 내가 보기에 어떻게 보면 파운드리 싸움은 삼성보다 인텔에게 더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을 정도인데 인텔도 지금 파운드리 포기하나 마나 할 정도이다.

아마 추측컨대 AI 등으로 시스템 반도체의 떡고물이 워낙 크다보니 그것을 조금씩 먹어가면서 적자만 보지 않고 점유를 조금씩 늘려 나간다면 승부를 띄울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근데 아쉽게도 이들 종합기업은 파운드리에서 적자를 계속 해서 보고 있으며, 고객사로 부터 수주까지 요원한 상황이다. 그러니 쫄아서 공장을 짓고 싶어도 지을 수가 없을 테다. 본능은 완벽한 공포로써 경고를 보내고 있다. 더이상 자존심 부리지 말고 쫄았을 때 끝내야 한다. 

결론

인간은 본능적으로 거대한 적 앞에서는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으로 직감한다. 우리 모두는 사실 알고 있다. TSMC에게 파운드리 상대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냥 깔끔하게 인정하고 미세공정 파운드리 삽 뜬거 포기하고 새로운 길 모색하는게 나을 것 같다. 물론 새로운 길이 뭔지는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삼성은 램 시장만큼은 절대 뺏기지 말고 단단히 구축하여야 한다. HBM 흔들리는거 보면 램도 위태롭다. 그러니 파운드리 시장 먹으려 하기 보다 램 시장 완벽하고 단단하게 구축하는게 삼성에게 백만배 이롭고, 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회를 엿보아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만 한다. 때를 기다리면 분명 새로운 먹거리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때 까지 정말 삼전이 쇄신하고 정말 잘 버텨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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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하디님의 메시지…
제목이 다 했네요ㅠ
슬픈현실이지만 격하게 공감되는 글이기도 합니다.
잘 해주길 마음으로나마 응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