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우선 개인적인 호기심이다. 그들의 삶과 사고 체계가 나로서는 신기하기 때문이다. 조금은 어려운 용어로 말하자면(명확한 전달을 위해서 쇼펜하우어의 언어를 빌렸다.) 나는 표상을 그렇게 중요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세계는 각자의 의지로 인해 왜곡된 형태로 세상에 표출되며, 그러한 표상은 각자가 가진 인식 체계에서 또 다시 왜곡되어 받아 들여지게 된다. 즉, 인간은 최소 적어도 두 번의 오류가 생긴 형태로 이 세상의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된다. 똑같은 정치인을 봐도 누구는 좋아하고, 누구는 싫어하는 이유가 이러한 근본에서 나온다. 인간은 원래 오류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며, 각자의 해석으로 살아갈 뿐이다.
이렇게 오류를 근본으로 하는 곳에서 나타난 현상(주식 차트 등)을 가지고 무언가를 판단하여 정확한 결론을 지속적으로 내린다는 것은 애초부터 들어 맞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여전히 이 생각이 변함이 없으며, 주식 투자 뿐만 아니라 내 삶 전체가 이러한 표상을 근거로 판단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더에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는 이러한 표상속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사고 체계가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4명을 팔로우 하고 있는데 1명은 국내 파생 상품이 도입되기 전부터 트레이더 생활을 했지만 지금 까지 생존하여 아주 유명한 분이고, 나머지 3명은 시장 진입 5년도 채 되지 않았으며, 자만에 쩔어있는, 내가 보기에 머지 않아 조만간 시장에서 사라질 것 같은 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차이점은 아주 극명하게 갈라진다. 후자 세명은 당연히도 그저 나타난 현상을 진실로 받아들이며 확신을 가진다. 그것이 단지 운이 좋게 몰빵 두세번이 맞아 떨어진 상태에 불과함에도 말이다. 반면 전자의 트레이더는 불가지론의 관점으로 현상을 바라본다. 이 근본적인 차이가 생존의 갈림길을 만들어 낸다는 것으로 추정이 된다. 한 가지 재밌는 점은 현상을 불가지론으로 파악하는데 그것을 근거로 하여 트레이딩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 아직까지 나에게는 미스테리다.
분명한 것은 뛰어난 투자자든, 투기자든 메타 인지가 좋다는 것이고, 자신의 감정을 잘 돌본다는 것이다. 또한 분석보다 인식이 더 뛰어나다.
cf) 나는 가격을 근거로 시장에서 발을 뺀 상태인데, 무슨 근거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전자의 트레이더는 불안함을 느낀건지 현재 시장에서 발을 뺀 상태다. 반면 후자의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가즈아를 외치며 부랄을 팅구고 있다. 너무나 즐겁고 신비로운 세상이다.
2 댓글
좋은글 감사히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