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 버핏의 애플 매도에 대한 생각

이번에 버크셔 해서웨이의 웨렌 버핏은 애플을 아주 유의미한 물량인 절반으로 지분 정리를 했다. 현재 절반을 정리했다는 말은 나머지 절반도 앞으로 충분히 정리할 수 있음을 말한다. 난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 건은 버크셔 역사에 있어서 아주 큰 매매내역이다. 고령의 버핏에게 아마도 마지막 큰 빅팟일지도 모른다. 이 정도 규모의 매도의사 결정(1000억 달러 규모)은 버크셔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하는 이슈다. 내용의 모든 것은 나의 추정이며 근거는 빈약하다. 시작한다.

첫째, 버핏은 애플 매도에 대해 앞으로 매도 시 세금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우선 이 말은 버핏의 철학에 위배되는 말이다. 이유는 시장 타이밍 등 예측 범위를 벗어나는 것을 본질로 두기 때문이다. 앞으로 정부가 세금을 올릴지 말지 예측해서 훗날 벌어질 세금을 아끼겠다고? 물론 거짓말은 아니겠으나 매도에 대한 변명에 불과하다.

그럼 진짜 속뜻은 무엇일까? 우선 이 말의 전제는 정부의 수입 감소를 두고 있다. 정부의 수입 감소는 세수 감소이며 나라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음을 뜻한다. 이 말은 경제 위기가 왔음을 뜻하기도 한다. 미국은 상황에 따라 법인세를 크게 손을 대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버핏은 이 흐름을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왜 하필 애플과 BoA일까? 소비재 기업인 per35 애플을 매도한 것은 탁월해보인다. 근데 은행인 per15 뱅크오브아메리카까지 지분 절반을 매도를 했다. 버핏은 특히 은행업을 좋아하는데 멀티플에 부담을 느껴서 매도를 한 것은 아닐테다.
이는 아무리 봐도 경제 위기를 염두에 둔 것임을 강한 메시지로 나타난다. 은행 그 자체의 가격은 부담스럽지 않으나 거시 경제에 의한 은행 타격을 걱정하는 모양새다.
참고로 최근 울타뷰티와 헤이코 매입 금액은 총 4억 달러로 크게 유의미해 보이지는 않는다. 헤이코는 per60으로 보아 버핏의 결정은 아닐듯 하다.

셋째, 버핏은 나이가 들었고 위 논리에 의한 눈에 보이는 자산 폭락(현재 증시는 per 35로 매우 고평가 상태다.)을 싫어할테다. 버크셔는 곧 1조 클럽에 진입한다. 버핏은 살아생전 버크셔를 1조 클럽에 안착시키고 싶을 것이다. 
이게 뭔 소린가 싶겠지만 버핏의 아내 수잔에 의하면 그는 돈 버는 것을 게임으로 여긴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거북이 같은 자신의 기록을 분명 즐기고 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을 앞질러 온 수많은 토끼들의 죽음을 여러차례 보았다.
그는 이번 사이클이 어쩌면 생애 마지막일 것이며 이번 폭락 방어 및 폭락 후 매수로 1조 클럽에 안착시키고 싶을터다.
그런데 만약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폭락을 당하면 미국 회계법에 의해 그해 버크셔 순이익은 적자로 바뀌게 되며 게임 기록에 스크래치가 날것이다.

넷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산식이 실패로 돌아가는 것 또한 버핏은 염두에 두고있다. 그 말이 바로 '애플 매도는 실수일지도 모릅니다.'라는 말이다.
그는 애플이라는 기업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으나 현재의 증시 꼴이 마음에 들지 않을터다. 그래서 폭락 이후 애플 재매수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근데 만약 애플이 폭락하지 않는다면 (물론 그럴 확률은 희박해 보이지만) 버크셔의 애플 보유는 어쩌면 영원히 사요나라다. 이것까지 예상하여 그는 위와 같은 말을 했을 것이다.

다섯째, 그렇다면 폭락후 재매수라는 전략이라 봤을 때 보유 주식을 대부분 매도해야 하는것 아닌가? 라는 의문이 생긴다.
우선 애플의 수익률은 7~8배라고 알려져 있다. 반면 다른 오래된 주식(코크, 아멕스 등)의 수익률은 10배 이상일 것이며, 버크셔 역사를 같이 하며 규모에 비해 크나큰 상징성을 가진다. 이들 기업은 배당률이 높고 지속 가능성 또한 높기에 단순 수익 실현은 버크셔에 큰 의미가 없다. 오래된 투자 기업 재매수 전법은 세금으로 앞으로 벌어들일 몇 십년치 배당을 다 까먹는 셈이 된다. 더욱이 버크셔의 장기 상징성까지 포기하게 되므로 실익도 명예(?)도 둘다 잃는 모양새다. 공신은 죽을 때 까지 같이 가야하는 법이다.
반면 투자한지 10년도 안된 애플은 버크셔에 그렇게 큰 상징성을 지니지 않는다. 마치 제갈량 위치의 강유라고 해야 할까. 제갈량의 재등용은 말이 안되지만 강유의 재등용은 왠지 그래도 될 것 같고 납득이 가는 그런...(물론 그런 역사는 없었다.)

최종 결론 : 지금 증시는 명백히 고평가되었으며, 버핏은 분명 경제 위기 메시지까지 전달하고 있다. 2주 전에 신나게 폭락할 때 다들 느꼈을 것이다. 하락은 근본없이 와서 실컷 두드려 팬다. 그리고 참여자는 하락 명분을 만들어낼 뿐이다. 하지만 그러기엔 이미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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