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5년 부터 20년 폭락전 까지 나의 연평균 수익률은 대략 25% 내외로 기억한다. 그런데 20년 폭락장 한달동안 5년의 수익을 거의 다 반납했다.
허무했다. 내가 잘못한 것은 분명 없는데 나의 5년간 결실이 한번에 물거품이 되었다. 시장에 참여한 이후 처음으로 고통과 갈등을 겪었다. 투자계에서 어떠한 무엇도 내게 고통을 주지 못할 것이란 나의 오만과 확신이 처음으로 무너진 시기이기도 하다.
내가 잘못한 것이 없었지만, 내가 이제 까지 잘 한것도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운이 좋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장이 좋으면 누구나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과 시장이 안좋으면 누구나 안좋은 손실이 난다는 진리를 말이다.
진짜 투자 실력은 상승장에서 오버퍼폼하는 것이 아니라 하락장에서 큰 손실이 나지 않는 것이 투자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손실을 입지 않는게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버핏의 1,2,3원칙을 이해한 순간이기도 하다.
이때 부터 나의 투자 스타일은 전격 교체되었다. 우월한 수익 상승을 위해 섹시한 기업을 찾는 것이 아닌 안정적인 손실 방어를 위한 위대한 기업에 대해 고민을 했다. 그 결과가 현재의 포트폴리오이며 이제 까지 블로그에 올린 투자 판단들이다.
그리고 이번 폭락장이 왔다. 이것이 앞으로 장기적이든 단기적이든 중요치 않다. (물론 나는 장기일 것으로 믿고 있고, 바라고 있다.) 분명한 것은 내 투자 전략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번 하락에서 나의 계좌 손실은 -5% 내외였고 한 주가 지난 지금은 계좌 전고점을 회복했다.
상승과 하락이라는 진리속에 하락장에 방어를 제대로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하는 이는 거의 없다. 섹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방어가 제대로 되는 계좌는 수익의 탁월함은 별론으로 하고, 이 전략의 우월함은 하락장을 탭댄스를 추며 군침을 흘리며 기다리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실제로 8월 5일 증시를 보면서 정말 컴퓨터 앞에서 탭댄스를 췄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도 하락을 바라는 군침을 흘리고 있다.
객관적 진실인 하락이라는 고통마저 오히려 기다릴 수 있는 이러한 포지션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게 투자에서 진짜 핵심이다. 연평균 얼마의 수익이 목표가 아닌 지속된 여유가 투자에서 목표가 되어야 한다.
투자계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달고 산다고 한다. 만약 이러한 구조 속에 놓인 참여자의 연평균 수익이 50%라고 한들 나는 전혀 부럽지가 않다. 투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인생은 실패했기 때문이다. 겨우 돈 따위를 위해 자신을 병들게 할 필요는 없다.
투자는 그저 거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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