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쓰는 투자 편지 : 15. 주가 상승은 결국 이것으로 좌우 된다

아들아 이제 까지 남긴 편지들의 내용을 기본으로 깔고 시작하는 것이 주식 투자의 시작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 스스로는 이 기업이 가치있고 좋은 기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나 시장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결코 탁월한 수익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즉, 우리가 이때 까지 제일 중요시 했던 내용은 '잃지 않는 투자'에 해당되는 내용이지 '얻기 위한 투자'와 거리가 조금은 있다. 물론 세월아 네월아 기다리면 언젠가는 주가가 슈팅할 기회가 오긴 하겠으나 그 기다림이 결코 만만하지는 않다. 그래서 우리는 기다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적화된 무엇을 찾아야만 한다. 오늘의 편지는 이에 대한 내용이다.

# 주가 상승은 스토리가 필요하다. 즉, 명분

해외 증시는 별론으로 하고 우리 나라 증시로 한정하여 이야기를 이어가마. 한국의 증시는 우선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 2%에 불과한 우리 나라는 결코 유동 자본이 풍부한 곳이 아니다. 제한된 자본 아래 투자되고 있는 시장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많은 저평가 기업을 만들어 내게 된다. 모종의 이유로 저평가를 유도하는 기업도 있겠으나 유동 자본의 부족으로 인한 구조적 저평가는 필연적 진실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제한된 자본을 끌어 오게 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 그것은 흔히 뛰어난 실적이 되기도 하고 기업의 성장 스토리가 되기도 한다. 뭐.. 정치 테마도 있고 명분은 수도 없이 다양하다. 이러한 명분을 취하기 위해 미스터 마켓은 보통 '성장'이라는 스토리를 택하게 된다.

명분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경주 최씨 충렬공파 39대손 최형배
(출처 : 영화 범죄와의 전쟁 中)

왜냐하면 성장이라는 명분은 바보들은 물론 똑똑한 참여자까지 모두를 꼬시기 아주 좋거든. 미래의 이슈이기 때문에 명백한 사실 확인도 힘들고 시장 구성원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효과가 일품이기 때문이다. 뉴스로 한번 따악 실어주면 주식에 관심 없는 할머니까지 꼬실 수 있는 강력한 무엇이 된다.

# 초기 상승은 기관이, 후기 상승은 무지한 개미가

자본의 한계로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관의 자금이 들어와야만 한다. 이 말인 즉, 우리의 투자는 기관보다 반 보 빠른 진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기관보다 너무 뛰어날 필요도 없다. 반 발만 먼저 갈 수 있으면 된다. 이 게임을 지속하는 것이 개인 투자자인 우리의 숙명이다. 오직 이 반복된 게임을 지속해서 이길 수 있을 때만이 시장보다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만약 이 게임을 지속할 자신이 없다면 직접 투자는 당장 그만두어야만 한다. 내가 이전에 남긴 글인 직접 주식 투자를 하는 이유를 참조해 보거라. 글에 남긴 2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우위가 없다면 인덱스 투자를 해야만 한다. 그것이 자본을 철저히 지키며 이기는 게임을 하는 것이다.

시장에 참여한 대부분의 개미들은 지극히 투자에 무지한 상태다. 그들은 욕망에만 가득차 이슈를 쫓아다니며 단기적 시각으로 투자에 임할 뿐이다. 이들은 결코 시장을 이기기는 커녕 근처에도 갈 수 없는 상태에 놓여져 있다. 그리고 시장에 흘러 다니는 이슈와 유행은 이들의 목소리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 90% 이상의 시장의 목소리는 그냥 무시해도 좋다.

# 마치며

주가의 상승은 반드시 시장의 심리, 명분을 필요로 한다. 그 명분은 너무나 다양하기에 내가 어떤 명분을 추구할 것인지가 앞으로 투자 전략을 구성하게 된다. 분명한 것은 명분은 내가 먼저 선점해야 하는 것이지, 이미 떠도는 명분을 쫓아 이미 주가가 상승한 곳에 따라 가면 후기 상승의 주인공은 내가 된다. 아들아 이번 편지로 시장의 주가 상승의 원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다음 편지에는 앞으로 어떻게 기업을 분석해야 하는지 대해서 남기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