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쓰는 투자 편지 : 5. 비트코인이 단연코 쓰레기인 이유

아들아 저번 가치 평가 방식에 따른 투자 전략인 꽁초 투자와 성장 투자의 차이에 대한 편지에 이어 그 구체적 방법을 다룬 편지를 쓰다가 급히 전달해야 할 내용이 있어 얼른 이 편지를 부치마.

24년 3월 1일 현재 비트코인이 최고가에 올랐구나. 나에게는 이 모습이 마치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가 마치 재연된 것 같구나. 나는 8년 가까이 암호 화폐(비트코인 등)의 무용성을 주장해왔다. 존경하는 찰리 멍거는 아예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쓰레기라고 표현하더구나. 나 또한 그의 표현을 빌려 이번 편지의 제목을 지었다.

비트코인이 쓰레기인 이유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곁들여 설명해보마.

직관적인 아들에게 :

화폐는 어떠한 형태로든 존재해야 하며 신뢰받고 유통되어야만 한다.

전기가 끊어지는 순간 암호화폐의 실존은 완벽히 사라진다. 0과 1 반복에 불과한 소프트웨어일 뿐이며, 고작 전기로 실존이 사라진 비트코인은 화폐 기능을 절대 수행할 수 없다. 

암호화폐의 본질은 인간의 불신이 만들어낸 사라질 가치에 불과하다.

감성적인 아들에게 :

정부가 만든 종이 쪼가리인 달러는 언제든지 마음대로 찍어내며 인플레를 부추긴다. 나는 이것이 평소 불만이었으며 새로운 화폐 시스템이 나오길 손 꼽아 기다렸다.

드디어 누가 함부로 절대 복사할 수 없는 물건을 고안해내었다. 이 물건은 분리 원장 기술을 활용한 전 세계 컴퓨팅 시스템으로 보안이 아주 철저하다고 한다. 사람들은 당연히 열광했고 이것이 화폐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에 처음 나온 이 물건을 사람들이 사고 팔기 시작한다. 많은 이들은 생전 처음 본 이 물건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주위 사람들이 이것으로 돈을 벌었다고 하니 무작정 사가기도 한다.

a는 1000원에 사서 2000원에 팔고 b는 2000원에 사서 8000원에 팔고 그것이 몇 년 동안 반복되어 벌써 9천만 원이 되었다.

이 물건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최초로 만든 '디지털 도토리'인데 이름은 비트코인이라고 불린다. 

어? 그런데 이상하다. 비트코인이란 도토리는 분명 복사가 불가능한 것은 맞는데, 이더리움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진 디지털 도토리가 나왔다. 그리고 이름만 다른 도토리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분명 복사가 불가능한데 디지털 도토리가 이름만 달리해서 무한대로 나타난다. 이 도토리들은 분명 기술이 동일한데 이름이 다르다는 이유로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이거 냄새가 난다.

논리적인 아들에게 :

현재 이전에 쓰던 모든 화폐는 존재하지 않고 비트코인은 전 세계 화폐로 쓰이고 있으며, 어떠한 다른 화폐는 용납되지 않는다.

나는 사업을 위해 은행에서 10년 만기 연 1%이자 코인을 대출 받았다.

이자를 갚으려 하니 100% 채굴된 코인은 희소성이 생겨 구하기가 너무 힘이 든다. 물량이 다풀린 코인은 내일이 되면 가격이 또 올라있고, 사람들이 코인을 내놓지 않으니 실제 물건보다 화폐인 코인이 더 귀하다. 코인은 눈 씻고봐도 구할 수가 없다. 

부르는게 값이 된 상황이다. 물건을 팔수록 더욱더 손해다. 주객이 완전히 전도된 듣도 보도 못한 미친 디플레이션이다.

쓰레기가 쓰레기인 이유에 대해 증명하기 빡쎄네..

아들아 세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비트코인은 어떠한 계기로 한 순간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실존 위험도 있으며,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 원칙(화폐 시스템)도 지키지 못하며, 처음에 시작된 자신의 근본 원리도 지키지 못하는 도토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국가는 자본주의의 근본을 파괴하는 이러한 시스템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독재 국가인 중국이 곧바로 암호화폐를 불법화한 것이 그 증거이다. 미국 또한 국가의 존립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하면 그 누구보다 잔인했던 역사를 가진 국가이다. 언제든지 비트코인은 쓰레기가 될 수 있다.

다만 디지털 도토리의 핵심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인데, 이것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효능이 존재하지 않는다. 실물 시스템 혹은 편의가 극대화되는 다른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어야만 한다.

가령 인터넷은 온라인 연결이 핵심이지만 다른 웹 서비스, 동영상 시청, 결제 등 부가가치가 있는 다른 무엇과 결합했을 때 진가가 나타나는 것과 같다. 

단순히 .com이라고 해서 가치가 있을 수는 없는 것과 같다. 현재의 블록체인은 그저 끝에 .com을 붙인 것에 불과하다.

아들아 결코 21c 튤립 투기에 현혹되지 말거라. 나는 저러한 수익이 전혀 부럽지도 않고, 마음속 어떠한 동요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군자라서가 아니다. 나는 진짜 황금 거위를 가졌기 때문에 저것은 가짜 황금이라는 것이 간파가 된 것이며, 욕망에 쫓겨 저런 가짜 황금을 사고 파는 저들의 인생이 부럽지 않을 뿐이다.

이번 편지는 비트코인을 다루고 있지만 사실 우리의 욕망을 다루고 있는 편지다. 비트코인 투기 현상은 타인과의 비교에서 나오는 불안의 일종이다. 투자를 함에 있어 무엇을 분석하고, 어떻게 해석하는지도 너무나 중요하지만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인생에서 훨씬 더 복 되다고 생각한다. 버핏과 멍거의 말대로 타인을 질투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제일 최악일 것이다.

다음 편지는 저번 편지에 이어서 건강한 기업을 구분하여 잃지 않는 투자 전략을 구체적으로 다뤄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