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예측하는 것과 대응하는 것의 차이

최근에 여러가지 정황상(여기서 말하는 정황은 보통 정치적 문제를 말한다.) 증시가 오를 것 같은데 현금이 아닌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나에게 물음이 왔다. 상승분을 놓칠까 두렵다는 것이었다.

# 시장을 예측하는 것

버핏은 거시 경제를 예측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나의 능력 범위로 이것이 불가함을 알기에 이 말에 나도 완벽히 동의한다.
근데 나는 인덱스와 국내주를 매도하고 초단기채권(=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글을 썼다. 이것은 예측에 따른 판단일까?

결론을 말하면 당연히 아니다. 오히려 대응을 하기 위해 상승분의 욕심을 버리고 시장에서 물러나 있는 것이다. 나는 결코 어떠한 예측도 하지 않는다. 시장의 고평가된 가격과 금투세 시행으로 인한 불가결한 매도가 필연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른 도피일 뿐이다.
파월이 이랬네, 옐런이 이랬네, 인플레가 이러니 금리가 어떻게 될거 같네 등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전형적인 시장 예측 플레이가 일본 BRJ 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 ETF (tyo 2621)투자다. 국내에 유사한 것으로 KBSTAR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 ETF (472870)가 있다. 엔화는 역사상 저점이고, 미장기채 금리는 고점이기 때문에 턴하면 둘다 동시에 취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나 또한 평균 회귀를 믿고 있으며 2621 투자 아이디어를 충분히 이해한다. 어제 까지도 투자를 해야 할까 고민할 정도로 매력적인 상태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그러지 않았다. 이유는 당연히 나의 능력 범위를 벗어나는 예측 투자이기 때문이다. 2621 투자가 훼손되는 이슈는 한 가지면 충분하다. 일례로 일본이 미국채 미친척 팔아버리면 채권 가격은 미친듯이 하락하여 투자 실패로 이어진다. 그럴 일은 없다고? 인류 역사에 전쟁도 숱한 마당에 권리의 일부인 채권 매도 따위야... 하락하면 그냥 버티면 된다고? 나는 연간 헷지 비용 3%가 아까워서 미칠 것 같다.

채권(=금리)은 한 가지 이슈로도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으며 완벽히 예측 불가능한 영역에 있는 것 중 하나이다. 버핏조차 파악이 불가능한 이것을 하겠다고 도전하는 것이 시장의 똑똑한 참여자들이다.
예측은 한 마디로 요약이 가능할 것 같다. "내가 기대하는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 즉 믿음."

#시장에 대응하는 것

이에 반해 대응은 나의 믿음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말 그대로 현 시점에 내가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한다는 것이다.
지수를 예로 들자면 오직 올라가거나 내려가거나 둘 중 하나이다. 나는 지수가 내려갈 것을 예측하여 현재 현금 비중을 늘린 것이 아니다. 현재 쉴러 per 33에 육박하므로 올라가더라도 별로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4년 5월 쉴러 PER
현재 수치로 20% 이상의 하락을 기대할 수 있는 위치다. 반면 20% 이상 올라갈 확률은?

오히려 올라갈수록 리스크가 높아질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 가격이 비싸다고 판단했을 뿐이며 포지션 정리라는 대응을 했을 뿐이다.
만약 지수가 올라가면 갈수록 앞으로 하락할 확률은 더욱 높아지는 것이며 더욱이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반대로 하락하면 매수를 하면 되는 것이다.

결코 대응의 영역에서 금리가, 인플레이션이, 수출 동향이, 바이든이, 트럼프가, 윤석열이, 미국이, 이스라엘이 등의 능력 범위를 벗어나는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
대응은 한 마디로 이렇게 정의가 가능할 것 같다. "현재 주어진 상황과 가격을 보고 매수, 매도를 결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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